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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隱者)의 왕국 (The Hermit Kingdom)이라고 까지 불리던 쇄국의 조선왕조가 바로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이제 한국 사람들은 그 누구 못지 않게 국제화가 되었고 미국에 이주한 사람들의 수도 million을 단위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재미 한인(在美 韓人) 동포들은 개인적 차이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썩 편하지 않은 영어와 안 쓰다보니 잊혀저 가는 모국어를 적당히 섞어 구사하는 재미 있는 한인들입니다. 여기서 재미 있다는 것은 본국에서 이곳 한인들을 쳐다보실 때 이야기입니다. 본인들은 물론 괴롭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신 있게 콩글리쉬를 구사하던 사람도 미국에 와서 자신의 발음을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야멸찬 미국인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기가 죽어 얼어 붙어 버립니다. 언젠가 고명하신 어느 분이 ‘아륀지’ 영어 발음을 기차게 하시는 통에 미국에서 겁도 없이 ‘오렌지’하고 발음하던 한인들 중에 돌아 가실 뻔한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남의 나라에 살면서 그쪽 언어를 완전히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혀가 뻣뻣해질 때까지 본토식 영어 발음을 흉내내다가 퇴근을 하면 언어로 해서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기 싫은 나머지 한국어 생활을 시작하게 되지요. 집에 매일 배달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를 보는 것은 약과고 ‘또바’니 ‘콩디스크’니 하는 인터넷 다운로드 사이트를 통해서 한국에 사는 사람들 보다도 더 빼지 않고 한국 TV 드라마를 들여다 봅니다. 이런 식으로 사니 그 다음날 다시 혀가 뻣뻣해 지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주말이 되면 한인끼리 모여 고의로 콩글리쉬 발음을 억세게 고집하며 불만을 해소하는데 그러다 보니 제대로 영어를 써 볼 기회가 없음은 물론 영어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조차도 별로 없습니다. 영어 배우려면 한국을 가야합니다.

영어를 기피하니 한국어 미디어만 보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을 위한 한국어 미디어는 질과 양에서 극히 제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언론 매체들은 미국에서 한인이 모여 사는 도시마다 지역판으로 미디어를 내어 놓지만 거기서 다루는 내용이 한인 사회의 뉴스와 서울에서 제작한 미국 소식을 크게 넘지 못합니다. 그러나 작은 한인사회에서 날마다 화끈한 뉴스가 나는 것도 아니어서 웬만한 잔치 정도가 뉴스에 뜨고 서울에서 쓴 미국뉴스는 한국사람들이 남의 나라 소식 듣기 위해 보는 것이어서 이곳에서 살기 위한 정보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본국의 훌륭한 저널리스트들이 쓰는 글들이 미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을 노출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 Blog는 이처럼 미디어의 음지에 사는 분들을 위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컨텐트를 내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제 나름대로 재미 한인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을 제기하고 되도록이면 재미있게 엮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잘 되나 보아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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